재작년 말 한 행사서 만난 팀 스피릿제로 강성훈 이사에게 국내에서 ‘스트리트 파이터6’를 가장 잘하는 선수가 누구냐고 질문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큰 고민 없이 ‘레샤’ 신문섭을 꼽았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감독까지 역임한 강 이사의 안목은 정확했다. 프로게임단 DRX에 합류한 ‘레샤’는 지난 3월 9일 막을 내린 종목 최고 권위 국제대회 ‘캡콤컵11’에서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로는 역대 최고 성적이다.
▲DRX ‘레샤’ 신문섭 선수(사진=경향게임스)
지난 3월 중순 대회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레샤’를 홍대 DRX 사옥서 만났다. 될성부른 떡잎답게 그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게임에서 두각을 드러낸 ‘재능러’였다. 유명 여성 격투게임 스트리머 ‘짬타수아’의 ‘킹 오브 파이터13’ 영상을 보고 격투게임에 입문한 ‘레샤’는 ‘드래곤볼 파이터즈’, ‘킹 오브 파이터15’를 거쳐 주력 종목으로 선택한 ‘스트리트 파이터6’에서 세계 탑 레벨의 선수로 성장했다.
다만 대단한 성과라는 주변의 평가에도 ‘레샤’ 본인은 만족하지 못한 모습이다. 대회 승자 결승까지 순조롭게 올라갔지만 내리 2연패를 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너무 많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때 배운 교훈을 토대로 ‘레샤’는 승부처에서 반드시 해내는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와 함께, 올해는 주요 대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하는 QA 전문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레샤 : 1999년생 격투게임 프로게이머 신문섭이라고 한다. 닉네임으로 ‘레샤’를 사용하고 있다. ‘레샤’는 레프트 샤크의 줄임말이다.

▲레프트 샤크는 유명가수 케이티 페리의 슈퍼볼 하프타임쇼에서 비롯된 밈이다(출처=NFL 공식 유튜브)
Q. 어렸을 때 어떤 게임을 즐겼는지
레샤 : 정말 여러 가지 게임을 했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나 ‘피파온라인3’ 등 중학생 시절 친구들과 PC방에서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을 플레이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학교에서 가장 잘했고, ‘피파온라인3’에서는 전설이라는 최고 등급까지 달성했다.

▲유명 격투게임 스트리머 ‘짬타수아’의 영상이 ‘레샤’를 격투게임으로 인도했다(출처=DRX 공식 SNS)
Q. 다양한 게임에서 재능을 드러냈는데 격투게임 프로게이머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레샤 : 앞서 언급했다시피 중학교 때는 다양한 게임을 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친구들이 게임을 그만두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웃음). 당시 한 유머 관련 사이트에서 현 DRX 소속 여성 스트리머인 ‘짬타수아’의 ‘킹 오브 파이터즈 13’ 매츄어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게 됐는데 굉장히 멋있었다. 어린 시절 동네 문방구 같은 데 있던 아케이드 기기에서 격투게임을 해본 기억이 났고, 그 영상을 본 시기 마침 스팀에서 게임 할인을 하고 있어서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됐다.
‘킹 오브 파이터즈 13’을 시작으로 ‘드래곤볼 파이터즈’, ‘킹 오브 파이터 15’ 등을 거쳤고 현재는 ‘스트리트 파이터6’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Q. DRX에는 어떤 계기로 합류하게 됐나. 팀 생활이나 지원은 어떤 편인지
레샤 : 지인에게 DRX에서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만나게 됐고, 계약까지 이어졌다.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게임이 한국에서 인기가 그리 많지 않고 종목 선수도 나 혼자이지만, 열정적으로 응원 및 지원을 해주고 계신다.

사진=경향게임스
Q. 원래도 격투게임 고수로 유명했지만 ‘스트리트 파이터6’를 플레이한 이후 세계 탑 레벨의 선수로 성장했다. 비결은 무엇인지
레샤 : 사실 ‘드래곤볼 파이터즈’를 했을 때는 나이가 너무 어려서 해외대회에 나갈 생각을 못 했다. 하지만 그 당시 최상위권 프로선수들과의 연습경기에서는 좋은 결과를 내고 있었다. ‘킹 오브 파이터15’를 한 이후 처음 나간 해외대회 ‘에보 재팬’에서는 3등을 하기도 했다.
‘스트리트 파이터6’에 집중하게 된 이유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격투게임을 잘하니 대회나 상금 규모가 큰 ‘스트리트 파이터’를 했으면 인생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듣게 됐기 때문이다. 앞선 두 게임에서 내가 후발주자였다면, 이번에는 게임이 나오자마자 플레이를 시작했고 운이 좋게도 지금까지 순항하고 있다.

제공=DRX
Q. 작년 e스포츠 월드컵 라스트 찬스 퀄리파이어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당시 어떤 기분이었는지
레샤 : 해당 대회가 상금은 없지만 마지막으로 e스포츠 월드컵(이하 EWC) 본선 진출자를 가리는 대회였다. 우승보다 4위 안에 들면서 본선 진출을 확정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특히 당시 일본의 전설적인 프로게이머 ‘우메하라’ 선수를 이기고 EWC 진출을 확정 지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이전까지 주캐릭터를 루크로 삼고 플레이했는데 항상 한 끗 차이로 EWC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8등 안에 들면 갈 수 있는 대회에서는 9등, 2등 하면 가는 대회에서는 3등을 했다(웃음). 본선에 꼭 가고 싶어서 EWC 참가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던 ‘에보’는 큰 규모의 대회임에도 포기하고 연습에 매진했다.
Q. 일본의 프로게임단 리젝트에 임대로 합류해 ‘스트리트 파이터6’ 팀 리그에도 참가했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본인에게 어떤 경험이었는지
레샤 : 정말 말도 안 되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6’로 프로팀 리그가 열리는데 해외 선수 중에 참가한 사람은 나 혼자였다. 그곳에서 최상위 프로선수들이 어떻게 게임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팀 리그 첫 라운드 때 대장전에 나갔는데 상대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그때 계속 이렇게 하면 이기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연습 방법을 180도 바꿨다. 반응이나 피지컬에 자신있는 편이라 이에 의존하는 면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상대의 기술에 대한 대책을 철저하게 연구했다. 나중에는 일본 선수들에게 지식이나 팁을 알려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레샤’ 선수가 참석한 리젝트의 팬미팅 현장(출처=리젝트 공식 SNS)
Q. 일본 격투게임 e스포츠 현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레샤 :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많다. 팀 리그 예선은 총 10회였고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팀마다 뷰잉파티를 개최했는데 내가 소속된 리젝트의 경우 전부 매진이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았다. 또, 길을 가다가 팬분들이 나를 포함한 선수들을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걸 보면서 격투게임의 인기가 뜨겁다는 걸 실감했다.
최근 종료한 ‘캡콤컵11’의 경우 도쿄 료고쿠 국기관에서 열렸다. 경기장에 서면 좌석이 보이는데 3층까지 사람이 꽉 차 있었다. 같이 간 선수들도 이번 캡콤컵이 최고의 대회였다고 극찬했다.
Q. ‘캡콤컵11’에서 3위라는 호성적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대회에 대해 복기하자면
레샤 : 솔직히 실력이나 플레이적으로는 아쉬웠던 대회다. 돌이켜보면 긴장을 해서 그런지 실수가 너무 많았다. 그런데도 결과가 잘 나와서 좀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캡콤컵11 패자 결승 현장(출처=캡콤 파이터즈 공식 유튜브)
Q. 승자 결승까지 올라갔다가 대회 막판에 2패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는데 현재 본인이 보완해야할 점은 무엇이라 보는지
레샤 : 결국 실전에서 실수를 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룹 스테이지 첫 경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상대에게 패배하면서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현장에서 만난 팬분들의 응원을 받고 힘을 얻어 조 1위로 통과했다. 하지만 대회 후반 2패를 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너무 많이 나왔다.
승자 결승에서 만난 ‘카케루’ 선수와의 경기에서는 어이없을 정도로 상대의 모든 승부수를 다 허용했다. 최종 결승에서 다시 붙으면 플레이스타일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마저도 이뤄지지 못했다. 패자 결승에서 상대한 ‘블라즈’는 내 주캐릭터인 에드를 사용하기도 해서 그런지 대책이 마련돼 있었다. 심지어 내 실수까지 더해지며 패배했다. 실력을 다 보여주고 졌으면 아쉬움이 덜할 텐데 실수를 많이 했고 그로 인해 멘탈이 상하면서 무너진 게 뼈 아팠다.
결국 실전에서 실수가 나온 건 연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 철저하게 연습할 것이다.
Q. 내년에는 일본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본인이 격투게임 종목 국가대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레샤 : 부담감이 심한 대회이긴 하지만 선발전 등을 통과해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경향게임스
Q.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지
레샤 : 결정적인 순간에 반드시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압박감이 심한 결승전이나 팀이 위기에 몰린 2:2 상황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캡콤컵, EWC, CPT 프리미어 등 큰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 결국 프로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1등을 하는 것이라 본다.
개인적으로 일본의 ‘토키도’ 선수를 롤모델로 생각하며 그의 자기 관리나, 마인드 같은 것들을 배우고 싶다. ‘토키도’는 운동을 굉장히 열심히 하고. 금요일에 되면 가라데를 하러 간다. 대회 일주일 전부터는 식사도 본인 루틴에 맞출 정도로 철저히 준비한다.
Q. 끝으로 남길 말이 있다면
레샤 :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주요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연습에 더욱 매진해 남은 대회에서는 실수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타인을 그렇게 열정적으로 응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캡콤컵에서 팬분들의 응원 덕에 경기가 잘 풀린 기억도 있다. 앞으로도 계속 프로로써 잘해 나가겠다.
출처 : 경향게임스(https://www.khgames.co.kr)
재작년 말 한 행사서 만난 팀 스피릿제로 강성훈 이사에게 국내에서 ‘스트리트 파이터6’를 가장 잘하는 선수가 누구냐고 질문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큰 고민 없이 ‘레샤’ 신문섭을 꼽았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감독까지 역임한 강 이사의 안목은 정확했다. 프로게임단 DRX에 합류한 ‘레샤’는 지난 3월 9일 막을 내린 종목 최고 권위 국제대회 ‘캡콤컵11’에서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로는 역대 최고 성적이다.
지난 3월 중순 대회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레샤’를 홍대 DRX 사옥서 만났다. 될성부른 떡잎답게 그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게임에서 두각을 드러낸 ‘재능러’였다. 유명 여성 격투게임 스트리머 ‘짬타수아’의 ‘킹 오브 파이터13’ 영상을 보고 격투게임에 입문한 ‘레샤’는 ‘드래곤볼 파이터즈’, ‘킹 오브 파이터15’를 거쳐 주력 종목으로 선택한 ‘스트리트 파이터6’에서 세계 탑 레벨의 선수로 성장했다.
다만 대단한 성과라는 주변의 평가에도 ‘레샤’ 본인은 만족하지 못한 모습이다. 대회 승자 결승까지 순조롭게 올라갔지만 내리 2연패를 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너무 많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때 배운 교훈을 토대로 ‘레샤’는 승부처에서 반드시 해내는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와 함께, 올해는 주요 대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하는 QA 전문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레샤 : 1999년생 격투게임 프로게이머 신문섭이라고 한다. 닉네임으로 ‘레샤’를 사용하고 있다. ‘레샤’는 레프트 샤크의 줄임말이다.
▲레프트 샤크는 유명가수 케이티 페리의 슈퍼볼 하프타임쇼에서 비롯된 밈이다(출처=NFL 공식 유튜브)
Q. 어렸을 때 어떤 게임을 즐겼는지
레샤 : 정말 여러 가지 게임을 했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나 ‘피파온라인3’ 등 중학생 시절 친구들과 PC방에서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을 플레이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학교에서 가장 잘했고, ‘피파온라인3’에서는 전설이라는 최고 등급까지 달성했다.
▲유명 격투게임 스트리머 ‘짬타수아’의 영상이 ‘레샤’를 격투게임으로 인도했다(출처=DRX 공식 SNS)
Q. 다양한 게임에서 재능을 드러냈는데 격투게임 프로게이머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레샤 : 앞서 언급했다시피 중학교 때는 다양한 게임을 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친구들이 게임을 그만두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웃음). 당시 한 유머 관련 사이트에서 현 DRX 소속 여성 스트리머인 ‘짬타수아’의 ‘킹 오브 파이터즈 13’ 매츄어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게 됐는데 굉장히 멋있었다. 어린 시절 동네 문방구 같은 데 있던 아케이드 기기에서 격투게임을 해본 기억이 났고, 그 영상을 본 시기 마침 스팀에서 게임 할인을 하고 있어서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됐다.
‘킹 오브 파이터즈 13’을 시작으로 ‘드래곤볼 파이터즈’, ‘킹 오브 파이터 15’ 등을 거쳤고 현재는 ‘스트리트 파이터6’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Q. DRX에는 어떤 계기로 합류하게 됐나. 팀 생활이나 지원은 어떤 편인지
레샤 : 지인에게 DRX에서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만나게 됐고, 계약까지 이어졌다.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게임이 한국에서 인기가 그리 많지 않고 종목 선수도 나 혼자이지만, 열정적으로 응원 및 지원을 해주고 계신다.
사진=경향게임스
Q. 원래도 격투게임 고수로 유명했지만 ‘스트리트 파이터6’를 플레이한 이후 세계 탑 레벨의 선수로 성장했다. 비결은 무엇인지
레샤 : 사실 ‘드래곤볼 파이터즈’를 했을 때는 나이가 너무 어려서 해외대회에 나갈 생각을 못 했다. 하지만 그 당시 최상위권 프로선수들과의 연습경기에서는 좋은 결과를 내고 있었다. ‘킹 오브 파이터15’를 한 이후 처음 나간 해외대회 ‘에보 재팬’에서는 3등을 하기도 했다.
‘스트리트 파이터6’에 집중하게 된 이유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격투게임을 잘하니 대회나 상금 규모가 큰 ‘스트리트 파이터’를 했으면 인생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듣게 됐기 때문이다. 앞선 두 게임에서 내가 후발주자였다면, 이번에는 게임이 나오자마자 플레이를 시작했고 운이 좋게도 지금까지 순항하고 있다.
제공=DRX
Q. 작년 e스포츠 월드컵 라스트 찬스 퀄리파이어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당시 어떤 기분이었는지
레샤 : 해당 대회가 상금은 없지만 마지막으로 e스포츠 월드컵(이하 EWC) 본선 진출자를 가리는 대회였다. 우승보다 4위 안에 들면서 본선 진출을 확정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특히 당시 일본의 전설적인 프로게이머 ‘우메하라’ 선수를 이기고 EWC 진출을 확정 지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이전까지 주캐릭터를 루크로 삼고 플레이했는데 항상 한 끗 차이로 EWC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8등 안에 들면 갈 수 있는 대회에서는 9등, 2등 하면 가는 대회에서는 3등을 했다(웃음). 본선에 꼭 가고 싶어서 EWC 참가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던 ‘에보’는 큰 규모의 대회임에도 포기하고 연습에 매진했다.
Q. 일본의 프로게임단 리젝트에 임대로 합류해 ‘스트리트 파이터6’ 팀 리그에도 참가했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본인에게 어떤 경험이었는지
레샤 : 정말 말도 안 되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6’로 프로팀 리그가 열리는데 해외 선수 중에 참가한 사람은 나 혼자였다. 그곳에서 최상위 프로선수들이 어떻게 게임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팀 리그 첫 라운드 때 대장전에 나갔는데 상대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그때 계속 이렇게 하면 이기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연습 방법을 180도 바꿨다. 반응이나 피지컬에 자신있는 편이라 이에 의존하는 면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상대의 기술에 대한 대책을 철저하게 연구했다. 나중에는 일본 선수들에게 지식이나 팁을 알려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Q. 일본 격투게임 e스포츠 현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레샤 :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많다. 팀 리그 예선은 총 10회였고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팀마다 뷰잉파티를 개최했는데 내가 소속된 리젝트의 경우 전부 매진이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았다. 또, 길을 가다가 팬분들이 나를 포함한 선수들을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걸 보면서 격투게임의 인기가 뜨겁다는 걸 실감했다.
최근 종료한 ‘캡콤컵11’의 경우 도쿄 료고쿠 국기관에서 열렸다. 경기장에 서면 좌석이 보이는데 3층까지 사람이 꽉 차 있었다. 같이 간 선수들도 이번 캡콤컵이 최고의 대회였다고 극찬했다.
Q. ‘캡콤컵11’에서 3위라는 호성적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대회에 대해 복기하자면
레샤 : 솔직히 실력이나 플레이적으로는 아쉬웠던 대회다. 돌이켜보면 긴장을 해서 그런지 실수가 너무 많았다. 그런데도 결과가 잘 나와서 좀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캡콤컵11 패자 결승 현장(출처=캡콤 파이터즈 공식 유튜브)
Q. 승자 결승까지 올라갔다가 대회 막판에 2패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는데 현재 본인이 보완해야할 점은 무엇이라 보는지
레샤 : 결국 실전에서 실수를 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룹 스테이지 첫 경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상대에게 패배하면서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현장에서 만난 팬분들의 응원을 받고 힘을 얻어 조 1위로 통과했다. 하지만 대회 후반 2패를 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너무 많이 나왔다.
승자 결승에서 만난 ‘카케루’ 선수와의 경기에서는 어이없을 정도로 상대의 모든 승부수를 다 허용했다. 최종 결승에서 다시 붙으면 플레이스타일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마저도 이뤄지지 못했다. 패자 결승에서 상대한 ‘블라즈’는 내 주캐릭터인 에드를 사용하기도 해서 그런지 대책이 마련돼 있었다. 심지어 내 실수까지 더해지며 패배했다. 실력을 다 보여주고 졌으면 아쉬움이 덜할 텐데 실수를 많이 했고 그로 인해 멘탈이 상하면서 무너진 게 뼈 아팠다.
결국 실전에서 실수가 나온 건 연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 철저하게 연습할 것이다.
Q. 내년에는 일본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본인이 격투게임 종목 국가대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레샤 : 부담감이 심한 대회이긴 하지만 선발전 등을 통과해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경향게임스
Q.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지
레샤 : 결정적인 순간에 반드시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압박감이 심한 결승전이나 팀이 위기에 몰린 2:2 상황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캡콤컵, EWC, CPT 프리미어 등 큰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 결국 프로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1등을 하는 것이라 본다.
개인적으로 일본의 ‘토키도’ 선수를 롤모델로 생각하며 그의 자기 관리나, 마인드 같은 것들을 배우고 싶다. ‘토키도’는 운동을 굉장히 열심히 하고. 금요일에 되면 가라데를 하러 간다. 대회 일주일 전부터는 식사도 본인 루틴에 맞출 정도로 철저히 준비한다.
Q. 끝으로 남길 말이 있다면
레샤 :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주요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연습에 더욱 매진해 남은 대회에서는 실수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타인을 그렇게 열정적으로 응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캡콤컵에서 팬분들의 응원 덕에 경기가 잘 풀린 기억도 있다. 앞으로도 계속 프로로써 잘해 나가겠다.
출처 : 경향게임스(https://www.kh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