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표는 당연히 우승해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입니다.”
2017년, 서른을 넘긴 나이에 프로 게이머로 데뷔한 남자가 있다. 철권 ‘무릎’(Knee) 배재민(41·키움DRX)이다. 그로부터 9년 뒤, 배재민은 오는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그 시절 누구나 그렇듯 배재민과 철권의 만남이 시작된 곳은 오락실이었다. 아버지 손을 잡고 들어간 오락실에서 화면 속 동물 캐릭터가 싸우는 모습에 이유 없이 마음이 끌렸다. 이기는 재미에 빠져들었고, 그 재미는 프로의 길로 이어졌다. 다만 데뷔는 남들보다 늦었다. 2017년 이(e)스포츠 프로게임단 ROX Gaming의 제안을 받았을 때 그는 “조건도 따지지 않고 바로 하겠다”며 프로의 길을 걷게 됐다. 배재민은 최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그만큼 프로 선수로 꼭 한 번 뛰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번 대회 ‘대전 격투’ 종목은 스트리트파이터즈6·철권8·더킹오브파이터즈XV 등 세 게임이 한 팀을 이루는 단체전이다. 이번 대회부터 철권과 더킹오브파이터즈가 추가됐다. 지난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에선 스트리트파이터즈 개인전만 있었다. 세 종목 모두 1대1 대전으로 경기를 하고, 3판2승제로 승부를 가린다. 규칙이나 기술을 몰라도 직관적으로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지루할 틈 없이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철권 세계랭킹 1위 출신인 배재민은 지난 5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의 닉네임 ‘무릎’에는 사연이 있다. 좋아하는 캐릭터 ‘브라이언’의 시그니처 기술이 무릎을 사용하는 기술이라는 데서 착안했다. 대회를 거듭하며 이 이름으로 불리는 게 자연스러워졌고, 굳이 바꿀 이유도 없어졌다.
배재민은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처럼 큰 대회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 없다. 항저우 대회에서 이스포츠 종목이 좋은 성적을 내는 걸 지켜보며 막연히 ‘다음엔 나도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품었을 뿐”이라며 “기대가 현실이 되니 정말 기쁘다. 한편으로는 꼭 좋은 성적을 내야겠다는 책임감도 크게 느끼고 있다”고 각오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이스포츠 대전 격투 종목 철권 대표로 출전하는 무릎 배재민. 한국이스포츠협회 제공
순탄하기만 한 시간은 아니었다. 철권7을 9년간 손에 익히며 정상급 기량을 쌓았다고 자부하던 차에, 철권8이 나오며 게임 방식이 통째로 바뀌었다. 적응은 쉽지 않았고 성적도 따라주지 않았다. 배재민 스스로 “심리적으로 방황하기도 했고, 멘탈이 흔들리는 경험도 했다”고 할 정도로 힘든 시기였다. 그를 다시 일으킨 건 특별한 비법이 아니었다. 부딪히고, 또 부딪히는 것. 그는 “지금도 완전히 극복했다기보다는 계속 적응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나이는 훈련 방식도 바꿔놓았다. 예전처럼 많은 시간을 쏟아붓기보다 컨디션 관리에 무게를 둔다. 하루 평균 6시간을 연습에 쓰고, 국외 대회에서 실전 감각을 유지한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합숙 훈련으로 집중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규칙적인 생활로 대회 일정에 컨디션을 맞추는 것도 그만의 방식이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이라는 점이다. 한 선수가 부진해도 팀원들이 받쳐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개인 기량 못지않게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게 배재민의 설명이다. 더킹오브파이터즈는 ‘큰형님’ 이광노(45), 스트리트파이터즈는 동생 연제길(39)이 함께 한다. 그는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큰형님을 잘 보필하고 동생과도 친분을 쌓아가고 있다. 강성훈 감독님이 팀워크를 잘 만들어 주실 거라 믿는다”고 했다.
목표는 하나다. 금메달. 다만 방심할 틈은 없다. 세계적인 강호 일본과 최근 눈에 띄게 실력이 단단해진 파키스탄은 위협적인 상대다. 배재민은 “막상 태극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을 받아보니 감개무량했다”며 “이 자리에 오기까지 팬들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의 각오로 어려움이 있어도 꺾이지 않고 최선을 다해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출처 : 한겨례
“목표는 당연히 우승해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입니다.”
2017년, 서른을 넘긴 나이에 프로 게이머로 데뷔한 남자가 있다. 철권 ‘무릎’(Knee) 배재민(41·키움DRX)이다. 그로부터 9년 뒤, 배재민은 오는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그 시절 누구나 그렇듯 배재민과 철권의 만남이 시작된 곳은 오락실이었다. 아버지 손을 잡고 들어간 오락실에서 화면 속 동물 캐릭터가 싸우는 모습에 이유 없이 마음이 끌렸다. 이기는 재미에 빠져들었고, 그 재미는 프로의 길로 이어졌다. 다만 데뷔는 남들보다 늦었다. 2017년 이(e)스포츠 프로게임단 ROX Gaming의 제안을 받았을 때 그는 “조건도 따지지 않고 바로 하겠다”며 프로의 길을 걷게 됐다. 배재민은 최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그만큼 프로 선수로 꼭 한 번 뛰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번 대회 ‘대전 격투’ 종목은 스트리트파이터즈6·철권8·더킹오브파이터즈XV 등 세 게임이 한 팀을 이루는 단체전이다. 이번 대회부터 철권과 더킹오브파이터즈가 추가됐다. 지난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에선 스트리트파이터즈 개인전만 있었다. 세 종목 모두 1대1 대전으로 경기를 하고, 3판2승제로 승부를 가린다. 규칙이나 기술을 몰라도 직관적으로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지루할 틈 없이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철권 세계랭킹 1위 출신인 배재민은 지난 5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의 닉네임 ‘무릎’에는 사연이 있다. 좋아하는 캐릭터 ‘브라이언’의 시그니처 기술이 무릎을 사용하는 기술이라는 데서 착안했다. 대회를 거듭하며 이 이름으로 불리는 게 자연스러워졌고, 굳이 바꿀 이유도 없어졌다.
배재민은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처럼 큰 대회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 없다. 항저우 대회에서 이스포츠 종목이 좋은 성적을 내는 걸 지켜보며 막연히 ‘다음엔 나도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품었을 뿐”이라며 “기대가 현실이 되니 정말 기쁘다. 한편으로는 꼭 좋은 성적을 내야겠다는 책임감도 크게 느끼고 있다”고 각오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이스포츠 대전 격투 종목 철권 대표로 출전하는 무릎 배재민. 한국이스포츠협회 제공
순탄하기만 한 시간은 아니었다. 철권7을 9년간 손에 익히며 정상급 기량을 쌓았다고 자부하던 차에, 철권8이 나오며 게임 방식이 통째로 바뀌었다. 적응은 쉽지 않았고 성적도 따라주지 않았다. 배재민 스스로 “심리적으로 방황하기도 했고, 멘탈이 흔들리는 경험도 했다”고 할 정도로 힘든 시기였다. 그를 다시 일으킨 건 특별한 비법이 아니었다. 부딪히고, 또 부딪히는 것. 그는 “지금도 완전히 극복했다기보다는 계속 적응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나이는 훈련 방식도 바꿔놓았다. 예전처럼 많은 시간을 쏟아붓기보다 컨디션 관리에 무게를 둔다. 하루 평균 6시간을 연습에 쓰고, 국외 대회에서 실전 감각을 유지한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합숙 훈련으로 집중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규칙적인 생활로 대회 일정에 컨디션을 맞추는 것도 그만의 방식이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이라는 점이다. 한 선수가 부진해도 팀원들이 받쳐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개인 기량 못지않게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게 배재민의 설명이다. 더킹오브파이터즈는 ‘큰형님’ 이광노(45), 스트리트파이터즈는 동생 연제길(39)이 함께 한다. 그는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큰형님을 잘 보필하고 동생과도 친분을 쌓아가고 있다. 강성훈 감독님이 팀워크를 잘 만들어 주실 거라 믿는다”고 했다.
목표는 하나다. 금메달. 다만 방심할 틈은 없다. 세계적인 강호 일본과 최근 눈에 띄게 실력이 단단해진 파키스탄은 위협적인 상대다. 배재민은 “막상 태극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을 받아보니 감개무량했다”며 “이 자리에 오기까지 팬들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의 각오로 어려움이 있어도 꺾이지 않고 최선을 다해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출처 : 한겨례